블록체인 기술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5월 8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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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얼마나,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의문에 대해 어느 정도 실 마리를 제공해줄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영향평가 보고서 ‘블록체인의 미래’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기술·인문·사회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한 기술영향평가위원회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 포럼, 대국민 온라인 의견 창구 등을 통해 의견을 모은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보고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개념과 활용 현황, 각국의 정책 동향, 사회 각 분야에 미칠 파급성, 정책 제언 등을 담고 있다. M이코노미가 이 보고서에서 눈여겨 볼 부분을 짚어봤다.

“ICO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책 제언’에서 “무분별한 기술 도입으로 사회가 혼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CO, 즉 암호화폐 공개를 예로 들며 “ICO 분야에서는 창업을 활성화하고 책임감 있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으면서 도 일반인 투자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규제를 점검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반의 보상 체제나 암호화 자산 유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가상통화의 유통 체계도 건전하게 자리 잡을 것” 이라고 했다.

ICO는 ‘Initial Coin Offering’의 약자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통화를 발행한 뒤 매도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제언을 주목하는 이유는 정부가 주도해서 만들어진 보고서에서 기존 블록체인 기술 정부 입장과 다른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ICO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도화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에 앞서 지난 2017년에는 ICO를 유사수신행위로 규정하고 전면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이후 어떤 입장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 기준 블록체인 기술 주도해야”

보고서는 ‘기술 개발과 표준화 추진’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블록체인 기술에 필요한 기술은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암호화 기술,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도 합리적인 합의 알고리즘 방식 등이 있다. 정보 노출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와 ‘잊힐 권리’ 문제, 의도적 합의 조작 등 블록체인 기술에서 우려되는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또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기술이기 때문에 각 산업에 특화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처럼 개인정보를 다뤄야 하는 산업에서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환자의 진료 정보를 투명하고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는 ‘온체인/오프체인(on-chain/offchain) 혼합 기법’이 논의되고 있다.

‘ 온체인/오프체인 혼합 기법’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중앙이나 개인 서버에 저장하고 퍼블릭 블록체인에는 요약 정보만 올려두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는 “물류 분야에서도 여러단계를 거치는 물류 이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IoT 기술과 접목하는 것이 필수이고, 금융 분야에서는 블록 생성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해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라며 “사이드체인(side chain)이나 합의 방식 전환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 외에 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성도 요구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을 상용화하고 다른 산업에 융합해 적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 문제도 중요하다”며 “국내 표준은 물론 공인된 국제 표준을 획득하는 활동도 적 극 지원해야 하고, 이를 위해 먼저 할 일은 산업이나 서비스, 기술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필요한 블록체인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보고서는 물류·유통·의료 등 각 산업 의 상황에 맞게 협의나 호환이 쉬운 방식으로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표준화가 국내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표준을 주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나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등 국제 표준화 커뮤니티에 더욱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민간기업 전문가에 대한 표준 화 관련 교육도 이뤄져야 하고, 기술개발 정책과 표준화 전략이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 시스템·법·제도와 충돌 가능성 미리 대비해야

블록체인 기술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존 경제·사회구조를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바꾸게 된다. 당연히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때는 기존에 존재하는 법과 제도와 상충할 가능성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타났을 때 기존의 법·제도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살피고 발굴해 필요한 법령을 제정하거나 규제를 고쳐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만 블록체인 기술이 더욱 원활히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은 특히 계약이나 거래, 정보 저장 등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라며 “블록체인에 각종 정보를 기록할 때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립해야 사회적 혼란 을 막을 수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설정과 관련된 법과 제도의 정비는 기술의 산업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고 했다. 이는 앞서 말한 ICO 분야에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법과 제도를 미리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기술 도입과 그 운영에 따른 비용과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 대비 기술적 효용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운영할 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 또는 제도 측면에 서 관련 서비스를 도입할 기반이 마련돼 있는지 점검해야 한 다.

보고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운용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연구한다면 어떻게 하면 기술을 블록체인 기술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적절한 규제 없이 기술을 도입하다 보면 사회적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조정하고 중재할 수 있도록 법률 적 제재 방안이나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 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기술은 전망에 대한 명암이 뚜렷하다. 기대감과 두려움이 동시에 일어나기 마련이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로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이 되는 분야로 꼽히고 있지만,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과열과 함께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상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인식은 관련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이나 홍보를 실시해 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폭 넓은 이해와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고 어렵기까지 한 블록체인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대해 일반 국민이 친숙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을 시행하자는 것이다. 고령자 등 기술 취약계층도 손쉽게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안내와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악용한 불법 행위와 관련된 피해 사례와 관련 법률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고서는 “불법 행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ICO 투자 사기가 증가하자 일반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교육용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웹사이트는 방문자가 ICO 투자를 시도하면 관련 사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육 페이지로 안내되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새로운 기술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피해를 막는 방법을 다양하게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으로서 가능성, 블록체인

보고서는 현재 국내 블록체인 사업을 “기술적인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장 확산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 분야에 선도적으로 기술을 적용해 모범사례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공공 분야 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수행한다면 기술적·사회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알아볼 수 있다”며 “민간에 적용 가능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선제적 으로 확보한다면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산업 블록체인 기술 생태계란 한 산업 안에서 공존하고 성장하기 위해 공공 부분과 기업, 개인이 서로 의존하고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말한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것은 블록체인 전문가 와 비즈니스 아이템 기획자, 자금 지원 네트워크 등을 유기적 으로 연계할 수 있는 협업 환경”이라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창업이 활성화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블록체 인 클라우드 서비스(Blockchain as a Service, BaaS)와 같은 오 픈소스 기반의 플랫폼 구축, 5G, 공공 wifi 등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위한 공공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번 블록체인 산업의 생태계가 조성되면 그 위에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부담 없이 블록체인 산업에 진입할 수 있다”며 “이는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으로 이어져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기여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자리 문제에 관해 보고서는 산업 변화를 예측해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그로 인한 산업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자리의 변화를 가져온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도 일자리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새로 생기거나 늘어나는 일자리는 없는지, 사라지는 일자리는 없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재 양성이나 인력 재교육을 위한 방안 등의 대책 역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블록체인 산업의 활성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과 증가 전망에 대해선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말에 귀 기울일만 하다. 부테린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블록체인 전문가들 과의 좌담회’에 참석해 “직업이 사라지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부테린은 “인터넷으로 인해서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직업이 많이 등 장했다”며 “블록체인으로 인해 어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 어질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스마트 컨트랙트에 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 이라고 했다. 부테린은 “공유경제, 분산경제가 효율성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현재 연구하고 있다”며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생겨날 것이고, 기존 기업들도 앞으로 살아남을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신뢰의 기술, 블록체인

블록체인 기술은 태생적으로 기존 체제와 시스템에 반(反) 하는 성격이 강하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블록체인 기술의 뿌리인 ‘비트코인’을 제안한 배경에는 2008년 9월 발생한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 하다. 당시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라는 투자은행이 파산한 영향으로 전 세계적인 금융 혼란이 일어나자 화폐와 자산 거래를 보증해주는 금융기관의 실패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개인과 개인이 서로 믿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결제 프로토콜을 만들고, 비트코인이라고 불리는 가상통화를 발행한 것이다. 거래 장부를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해 맞는지, 틀린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블록체인 혁명’이라는 책을 쓴 돈 탭스콧(Don Tapscott)과 알렉스 탭스콧(Alex Tapscott)은 블록체인을 ‘신뢰의 프로토콜’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이 프로토콜은 영리한 규칙을 통해 유한한 존재들 사이에 신뢰를 불어넣는다.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둘, 아니 그 이상의 당사자들 사이에서 신뢰 할 수 있는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또한 개인 각자의 이해관계가 집합적으로 작동해 이러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대규모 협업으로 말미암아 거래의 진실성이 보장된다”고 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의 투명성이라는 기술적 특성은 특히 여러 주체가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할 때도 서로에 대한 믿음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협업에 필요한 정보를 동시에 공유하고, 그 정보를 확인하거나 검증할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킴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응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이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라며 “암호통화 투자에 대한 거품이 걷힌 지금이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에 집중 할 때” 라고 강조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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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록체인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습니다. 과한 투자 열기에 정부는 지난해 일단 신규 가상 계좌 개설을 막았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큰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막느냐는 질문에 부랴부랴 ‘가상화폐(=코인) 거래는 규제하고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겠다’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최종구 금융위원회장이 하나같이 같은 의견을 내놨는데, 이쯤에서 궁금해집니다. 그 둘이 떼려고 하면 떨어지는 관계인가요?

pixabay 제공

● 누구나 접근이 가능해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과 함께 꼭 같이 나오는 단어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입니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무언가(사람인지, 팀인지 혹은 외계인이나 신일지도!)가 온라인 상에서 블록체인 기술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비트코인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수많은 코인 중 하나입니다만 존재 자체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개발한 기술이 ‘블록체인’입니다. 따라서 일단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서로 분리가 불가능합니다.

간단한 원리는 이렇습니다. 비트코인에는 거래자들이 있고 채굴자들이 있습니다. 거래자들이 비트코인을 주고 받으면 그 정보가 채굴자 ‘모두’에게 전달이 됩니다. 거래 정보가 들어오면 채굴자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장부(블록)와 비교, 정리해 기록(채굴)합니다. 거래 내역은 계속 끊임없이 생성됩니다. 블록이 사슬처럼 계속 연결되기 때문에 블록체인이라고 부릅니다.

채굴은 컴퓨터를 이용해 수학적으로 암호를 풀고 계산하는 과정입니다. 사람 머리로는 불가능하고, 컴퓨터를 이용해야합니다. 채굴자들은 채굴의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습니다. 지폐를 위조하듯 비트코인을 복제 하려면 모든 채굴자 개개인이 갖고 있는 블록을 동시에 바꿔야 합니다. 한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은 쉽지만 열 사람의 눈을 동시에 속이는 것은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비트코인의 개수와 거래량으로 볼 때 현존하는 컴퓨터로는 이 작업이 어렵습니다. 비트코인(혹은 블록체인)이 해킹의 위협에서 자유롭다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즉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공유하는 자료’에 있습니다.

●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가: 코인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자료를 공유하며 암호를 만들고, 해독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많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면서 공유하는 네이버나 구글 문서 등은 네이버와 구글이 자체 컴퓨터(서버)를 24시간 돌리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은 그 서버의 역할을 불특정 다수에게 맡겼습니다. 원하면 누구나 서버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아무런 댓가 없이 소중한 컴퓨터를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거래를 위해 제공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다 못해 전기요금만 해도 얼마나 나올지…!

그래서 서버 운영(채굴)에 대한 대가로 제공하는 것이 코인입니다. 코인이 금전적 가치를 가질수록 채굴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나고, 블록체인이 더 탄탄해지고, 견고해집니다. 코인은 채굴자에게 주는 급료인 셈이지요. 블록체인과 코인을 서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 캐시, 에이다, 트론 같은 대형 코인들은 이미 불특정 다수의 채굴자를 확보한 덕분에 안전해졌다는 것이죠. 반면 이름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블록체인(+코인)들은 지금도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블록체인을 응용하는 프로그램(디앱 dAPPs)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키우는 게임 ‘크립토키티’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한 디앱입니다. 게임 내에서 고양이를 이더리움을 이용해 사고팔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게임 안에서 캐시복사 같은 불법 프로그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야도 많습니다. 민경식 한국인터넷진흥원 블록체인확산팀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익명의 사람이 입력한 정보를 저장했다가 원할 때 꺼내는 것이기 때문에 전자투표나 의료정보 관리 등에 적용가능하다”고 말합니다.

● 코인 없이 불특정 다수를 모을 수 있을까

블록체인기술과 코인의 관계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코인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지 않는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 물에 비친 동전 그림자처럼 의미가 없습니다.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이나 리플 같은 코인을 가상 화폐라고 부를 수 있다”며 “블록체인과 분리된 코인이었다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지금같은 투기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한편, 이미 금전전 가치가 생겨난 ‘코인’이 없었다면 지금의 블록체인 기술을 만든 불특정 다수를 모을 수가 없었을 겁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코인과 블록체인은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가 된 겁니다.

바꿔말하면 ‘코인’ 대신 다른 대가를 생각해낸다면 블록체인과 코인을 분리해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현재 채굴자들에게 코인을 대신하는 다른 대가를 제공한다면 더 이상 코인을 제공하지 않아도 될겁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채굴자가 누군지 알아야하고, 돈으로 지급한다면 블록체인 기술 지불정보도 알아야 합니다. 이 경우 블록체인의 허점을 노리는 해커들은 이들에 대한 정보를 빼내 그동안 불가침이라고 여겨져왔던 블록체인을 공략할 수도 있을 겁니다.

2008년 10월, Satoshi Nakamoto가 인터넷에 공개한 논문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은 블록체인기술을 구체화하였으며, 이에 기반한 프로그램 코드에 따라 2009년 1월 3일 최초의 비트코인이 채굴되었다. 논문이 공개되고 10년을 지나면서 비트코인이 실생활에서 교환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상품의 가치 척도로서 적합한지, 가치 저장수단으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지 등의 논의가 진행되어왔다. 한편, 2017년 하반기부터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중의 관심은 투자대상으로서의 암호화자산에 쏠리기 시작했고, 각국 정부는 버블로 치닫는 이상과열을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여러 가지 대책과 규제를 쏟아내었다. 때마침 4차산업혁명 화두의 한 부분으로 핀테크 및 블록체인기술이 거론되면서 금융혁신에 대한 이러한 논의들이 뒤섞이며 구분이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이다. 본 연구는 크게 일반적인 의미의 금융혁신을 규정한 후 이의 경제적 영향 및 파급경로를 분석하고, 금융혁신의 일부분으로서 블록체인기술과 이와 관련한 정책적 시사점을 살펴본다.
제2장에서는 금융혁신의 사례와 경제적 영향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살펴본다. 금융혁신은 기능적으로 볼 때 중개비용의 절감, 리스크 거래시장의 개설, 리스크 분산의 촉진과 전파경로 확대, 시장의 불완전성 보완 등의 경로를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금융 중개비용은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의 출현과 저축자금에 대한 이자지급 방법의 혁신을 통해 감소해왔다. 리스크 거래시장은 보험 및 각종 파생금융상품의 개발과 더불어 새로운 시장의 영역을 넓혀왔으며, 이러한 새로운 금융상품을 통해 리스크 분산이 진행되어왔다.
금융혁신은 크게 경제성장의 측면과 경기변동성의 측면에서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먼저, 경제성장과 금융혁신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합의된 것은 없다. 금융혁신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여 경제의 마찰적 요인을 축소함으로써 거래비용의 감소를 가져오고, 이를 통해 자원배치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 한편, 경제성장이 금융혁신을 이끈다는 연구들도 있다. 경제가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증대된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금융시장이 수동적으로 발달한다는 견해이다. 또한 금융시장의 발전이 제도발전 및 기술혁신과 함께 시너지를 일으키며 동태적으로 경제성장을 일으킴으로써, 금융혁신과 경제성장이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진행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금융혁신의 진행에 따라 금융시장이 빠르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에 의해 경기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경로가 존재하며, 이는 붐-버스트 사이클을 더욱 심화시키기도 한다. 한편, 1980년대 중반 이후 거시변수의 변동성이 꾸준히 감소한 시기인 대완화기(Great Moderation)를 금융혁신에 따른 금융비용의 감소로 인해 가계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용이해진 결과로 해석하는 연구도 존재한다.
제3장에서는 무역금융경로를 통한 금융혁신의 경제적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개방거시경제모형을 구축하고 실증분석을 통해 파급경로를 분석한다. 이 모형은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 기술 앞서 살펴본 금융혁신의 주요 경로 중 중개비용의 감소에 초점을 둔다. 본 모형에서는 해외무역을 위해서 신용에의 접근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일반적으로 무역금융이 제공하는 신용에 대한 접근비용이나 외환시장에서의 거래비용이 낮아지는 경우 이러한 경로를 통한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는 상황을 모형화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가계가 직면한 신용비용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때 신용시장에의 참여율은 높아져 신용에의 접근도는 상승하고 가계의 실질화폐수요는 감소한다. 신용시장 접근도의 상승은 생산자가 무역신용을 통해 수출할 기회를 증가시키므로 수출은 증가하고 대외채무는 감소한다. 경제의 총생산은 증가하는 한편 국내이자율은 하락하는데, 이는 대외채무 감소에 따라 국내이자율 프리미엄이 하락하는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은 결과이다.
제4장에서는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측면을 보다 상세하게 살펴본다. 먼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참여자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참가자의 신원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도 공동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유지·관리하는 것이다. 즉, 분산원장은 네트워크 참여자들 간에 이루어진 거래들을 보관하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인데, 이것이 특정 집단에게 독점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 임의의 사용자들에 의해 데이터베이스가 분산된 형태로 유지되는 것을 추구한다. 한편, 거래의 완전한 보관을 구현한 분산된 데이터베이스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거래내역, 즉 자산에 대한 소유권의 이전이 명확히 기록되어야 한다. 기존의 인터넷이 특정 장소에 저장되어 있는 내용을 복사하거나 수정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 반해, 블록체인에 따른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는 분산원장의 내용은 참여자의 합의하에 동시에 일괄 수정하는 작업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TCP/IP, SMTP, HTTP 등 기존의 인터넷 프로토콜과는 다른 새로운 프로토콜의 개발을 필요로 한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제시한 트릴레마에 따르면, 특정 블록체인이 보안성과 확장성, 탈중앙화를 모두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의 경우 확장성을 내어놓고 보안성과 탈중앙화를 취하였으며, 다수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탈중앙화를 포기한다. 한편, 정체된 산업계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존 시스템과 블록체인 개념을 통합하려는 노력이다. 둘째,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여 안정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을 개발하는 노력이 느리게 지속될 전망이다.
제5장에서는 블록체인기술의 응용으로 현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암호화자산을 중심으로 암호화자산의 현황, 기존 금융시장과의 유사성, 한국에서 암호화자산과 기존 금융시장 간 상호 파급효과를 분석하였다. 암호화자산의 거래는 대부분 블록체인기술의 지향점이 탈중앙화에서 벗어나 중앙화된 거래소의 형태를 따르고 있어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므로 법적,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 또한, 암호화자산에 따른 중요한 현상 중 하나는 국경 간 이동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외환거래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도 익명으로 자본을 이동시킬 수 있어 불법행위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제6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금융혁신을 통해 새롭게 생성되는 리스크 경로를 파악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블록체인기술의 지향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자산이 블록체인기술 개발의 자금을 모집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으나, 자칫 투기적 버블의 형태를 띠며 과열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더불어 기반 기술 개발을 위한 당국의 지원도 필요하다. 셋째,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로운 암호화자산에 대한 규제에는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Satoshi Nakamoto announced the white paper of bitcoin,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which embodies ideas of the distributed ledger in October 2008 and based on the ideas, the first bitcoin was mined in 블록체인 기술 March 2009. Since then, there have been vast on-going discussions whether bitcoin can be used as a means of exchange like fiat money. Meanwhile, the price of bitcoin skyrocketed in 2017, so bitcoin and other crypto-assets made a splash on public interest with a lack of legal regulations. Governments worried the overheated market that could become a bubble and tried to impose regulations for market soundness. With the recent development of fintech and the emergence of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it is difficult to separate the impact of the blockchain technology as financial innovation in the current discussions. This research report summarizes the economic effects of financial innovations in retrospect and examines the blockchain technology considered as a part of financial innovation.
In Chapter 2, we summarize the history of financial innovations and its implications on the economy. Financial innovations can affect the economy through the reduction of intermediation costs, the opening of a risk trading market, the diversification of risks, and the complement of market imperfection. The reduction of intermediation costs is achieved through the emergence of new payment instruments and the innovation on interest payment systems for savings funds. The risk trading market has broadened with new financial products such as insurance and derivatives, which help to diversify risks.
Financial innovation can affect the economy regarding both the economic growth and the business cycle. In literature, it is still debatable on the relationship between economic growth and financial innovation. On the one hand, financial innovation can mitigate the asymmetry of information, which can lead to economic growth by increasing the efficiency of resource allocation. Some studies, on the other hand, show that economic growth leads to financial innovation. The financial market develops with increased financial demand as a consequence of economic development. Also, there is a view that financial innovation and economic growth interact with each other. There are also opposite view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financial innovation and the business cycle. Some studies argue that in the rapid development of the financial market, financial innovation can amplify the volatility of the economy, the so-called boom-bust cycle. In the meanwhile, some studies interpret the Great Moderation, which is a period when macroeconomic volatility has been steadily declining since the mid-1980s, as a result of financial innovation. Thus, financial innovation moderates business cycles.
In Chapter 3, we extend a small open economy model that financial innovation can have an economic impact through the trade finance and analyze this mechanism through the empirical analysis. We primarily focus on the reduction of intermediary costs as financial innovation. In the model, credit accessibility of firms plays a crucial role in their trade decisions. Aggregate trade increases if credit access cost or transition cost drops. The empirical results of the model are as follows; If the cost of credit access cost, households participate more in the credit market, and has less demand for holding real money. Firms decide to export more so that aggregate exports increase and external debt decrease. As a result, the output of the economy increases while the domestic interest rate falls. That partially happens because of a reduction in the domestic interest rate premium due to a decrease in domestic debt.
In Chapter 4, we discuss the technical aspect of the blockchain in detail. Participants in the public blockchain, such as Bitcoin and Etherium, ultimately pursue that maintain databases among unspecified network participants without a guarantee by a specific group. While the Internet is copying or modifying databases that are stored in a specific place, it revises databases simultaneously with the agreement of the participants in the distributed ledger which is widely distributed on the Internet via the blockchain. It requires the development of new protocols different from existing Internet protocols such as TCP / IP, SMTP, and HTTP. Vitalik Buterin, a founder of Etherium, suggest Trilemma that it is impossible for a particular blockchain to achieve both security, scalability, and decentralization. Bitcoin takes security and decentralization and abandons scalability. Many private blockchains abandon decentralization.
Recently, the development of blockchain technology to resolve the stagnant situation is proceeding in the following two directions. First, they use the consortium blockchain to integrate the concepts of blockchain with the existing systems. Second, they try to develop a stable public blockchain by solving the scalability problem, but the progress is expected to be slow.
In Chapter 5, we investigate the crypto-assets as an application of the blockchain technology. We also analyze the similarity 블록체인 기술 and difference between the crypto-assets and the conventional financial markets. Most crypto-assets are traded in centralized exchange markets, which is deviated from the aim of the blockchain technology, the decentralization. It causes many problems and requires legal and institutional regulations. Moreover, it is relatively easy that capital can cross the border anonymously via the crypto-assets without going through the existing foreign exchange system. Thus, it should be guided by the AML/CTF act and regulation.
Based on these findings, Chapter 6 presents the following implications. First of all, it is necessary to carefully aware unknown risks through financial innovation and strengthens monitoring system. Secondly, it is necessary to understand the direction of development of the blockchain technology and to support for future development. The crypto-assets have been used as a tool to fund the blockchain technology, but it can also generate a form of speculative bubbles. The government requires both to support for the infrastructure technology development and to impose adequate regulations. Lastly, as the crypto-assets can easily cross the border, international cooperation would be essential to regulate.

제1장 서론
1. 연구배경 및 필요성
2. 연구범위와 구성

제2장 금융혁신의 사례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금융혁신의 사례
가. 금융의 정의와 경제적 의미
나. 금융혁신의 사례: 기능별 분류
2. 금융혁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론적 논의
가. 금융혁신과 경제성장
나. 금융혁신과 변동성
3. 금융혁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실증문헌
4. 소결

제3장 개방경제에서 금융혁신의 효과
1. 무역금융과 금융혁신
2. 무역금융을 포함한 개방거시경제모형
가. 모형의 개관
나. 개방거시경제모형
다. 실증분석 결과
3. 소결

제4장 블록체인의 발전과정과 향후 전망
1. 블록체인 개요
가. 블록체인의 원형
나.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가치
2. 블록체인 이슈 및 응용
가. 합의 알고리즘의 개발
나. 확장성(Scalability)
다. 인터체인(Interchain)
라.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3. 블록체인의 현재와 가능성
4. 소결

제5장 암호화자산과 금융시장
1. 연구의 배경
2. 암호화자산
가. 암호화자산 정의
나. 암호화자산 현황
3. 암호화자산과 금융시장 비교
가. 거래소
나. ICO를 통한 자금조달
4. 암호화자산과 금융자산 간 파급효과의 동태적 영향분석
가. 자료
나. 실증분석 방법론
다. 실증분석 결과
5. 소결

제6장 결론 및 시사점
1. 금융혁신을 통해 새롭게 생성되는 리스크 경로 파악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
2. 블록체인기술의 지향점 이해를 통해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
3. 암호화자산 규제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비즈니스 기회

도서정보_F

가상화폐. 많은 사람들에게는 개념도 생소한 존재가 황금알을 낳는 유망한 투자처로 혜성처럼 등장하였다. 1년에 수십배의 “투자수익”을 기록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일부에서 투자광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와 은행들에서 쏟아지는 끊임없는 경고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한다. 최근에는 중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거래금지 혹은 규제의 움직임을 보이자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락하거나 해킹사건이 벌어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하는 등 혼란의 과정을 지나고 있다.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가상화폐를 주제로 한 많은 서적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비즈니스 블록체인”의 저자인 “윌리엄 무가야 (William Mougayar)”는 새로운 측면에서 가상화폐를 설명하고자 시도한다. 먼저 그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현재의 혼란은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본다. 가상화폐의 미래가치가 기존의 경제 사회적 구조를 바꿔 놓을 정도로 대단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 모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미래가 기존의 경제 사회적 구조에 막혀 쉽사리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론이 교차하면서 치뤄야 하는 과도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가야는 가상화폐의 기술적 기반인 블록체인의 사업적 가능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즉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으로 이룰 수 있는 많은 결과물의 하나일 뿐으로 더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의 기술 잠재력에 있다는 주장을 폄으로써 가상화폐가 야기한 혼란의 문제를 살짝 빗겨간다. 더 나아가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해서 해결할 수 있는 “현재”의 여러가지 문제점들 보다는 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이룰 수 있는 “새로운” 다양한 사업적 기회들을 강조한다. 블록체인기술의 가정은 기존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개념을 뛰어 넘는 것이어서, 기존의 구조나 혹은 문제점에서 벗어나서 접근해야 제대로 된 기술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무가야는 블록체인기술의 탈중앙적 성격에 집중한다. P2P네트워크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컴퓨팅리소스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기술은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개인간에 발생하는 (금전적인 것을 포함한) 거래내역의 기록(블록)을 어느 중앙에 위치한 컴퓨터에 모아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참여 컴퓨터들에 공개하고 새로운 거래내역 발생시에 블록들을 서로 인증하게 하는 해시(hash)알고리즘을 이용해서 동시다발적으로 이 사실을 모든 참여 컴퓨터들에서 업데이트한다. 이들 참여 컴퓨터에 공개된 거래의 사실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공개정보”가 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신뢰구축의 근본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거래정보를 갖고 서로 인증함으로써 해당정보가 “옳다”라고 증명하는 새로운 구조의 신뢰방식인 것이다. 만일 해커가 거래내용의 소유권자를 바꾸고자 할 경우 해당 내용이 기록된 모든 컴퓨터의 내용을 동시에 바꿔야 하는데, 수십, 수백만대의 참여 컴퓨터들의 인증과정을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을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다. 즉 블록체인에서의 신뢰구축은 기존의 중앙컴퓨팅 방식에서 사용해온 높은 성벽을 (방화벽과 같은) 이용한 수세적 방식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참여 컴퓨터들의 네트워크와 상호인증기술을 이용한 탈중앙적이며 한편으로는 공세적 방식에 기반한다.

이같은 블록체인의 탈중앙적 성격은 기존의 정치, 경제, 사회적 구조와 필연적인 갈등을 야기한다. 거래라는 것은 “가치의 이동”인데, 이 가치이동 사실에 대한 인증과 보관, 보장 등을 그 동안은 정부나 은행과 같이 공신력을 법적이나 사실적으로 획득한 기관들이 담당해왔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등장은 이러한 기능들을 네트워크 자체로 이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기술의 미래적 잠재력과 현실의 충돌이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은 결제 처리 속도 향상, 중개자로 인한 업무 지연 근절, 신원 및 평판 즉시 조회, 승인 없이 주어지는 접근 권한 증가, 오버헤드 없는 수평적 구조, 네트워크 내 신뢰 구축, 공격에 대한 회복력, 중앙 장애점 소멸, 합의에 의한 거버넌스 등 거대한 기술적인 잠재력을 지닌다. 이러한 특징들을 바탕으로 사업가들과 기술개발자들은 끝없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역설한다. 그 예로서 은행 없는 뱅킹, 중앙기구의 직인 없는 소유권 이전, 이베이없는 전자상거래, 드롭박스 없는 컴퓨터 저장소, 우버없는 교통 운송 서비스, 구글없는 온라인 신원 인증 등을 제시한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해서 무가야는 가상화폐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투자의 광풍은 지엽적 현상이라고 치부하면서 그야말로 전체 판을 바꾸는 정치, 경제, 사회적 잠재력 (disruptive technology)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번역서에는 Disruptive technology를 “와해성기술”로 표현하였는데 무가야는 보다 긍정적인 의미로 이러한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가야는 나씸 테이럽(Nassim Nicholas Taleb)을 인용하면서 2007년 미국발 경제위기 상황이 중앙집중화된 인증 및 결정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으로 구현될 새로운 세상은 모든 인증 및 결정 등을 탈중앙화 시킴으로써 위기상황에 보다 능동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은 국경의 한계를 극복하는 진정한 세계적인 경제, 사회적 흐름을 주도할 것이란 희망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나씸 테이럽은 ‘Black Swan’이란 개념을 설명하면서 세계화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이며 커뮤니티 중심적인 작은 단위의 활발한 생명력의 담보를 주장했었다. 무가야의 기대와는 다른 측면이다. 이는 곧 블록체인기술이 당면하고 있는 모순점이기도 하다. 기술 측면에서만 본다면 분명 전체 판을 바꿀 블록체인 기술 수 있는 잠재력은 국가와 정부, 커뮤니티라는 지역적, 문화적, (가상이 아닌) 실제적 기반 위에서 발전해온 현재의 구조를 고려할 때 첨예한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무가야는 무정부적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익명성이 음성적 거래에 주로 사용되는 등의 문제점이 실제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블록체인과 기존 구조 사이의 파열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 책은 무가야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의 새로운 사업적 잠재력을 조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신선한 사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이 가져올 수 있는 사업적인 혁신의 영역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기존의 기업들이나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기술과 기회를 어떻게 사업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 점은 이 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블록체인기술과 기존의 정치,경제, 사회적 구조가 충돌하는 측면에 대한 깊은 고찰이 부족해서 블록체인 기술의 진정한 한계를 가늠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사실 블록체인으로 불리우는 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수많은 기술들의 새로운 결합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그 동안 수많은 기술들이 세상을 구조적으로 바꿀 것처럼 등장했지만 많은 경우에 기존의 사회적 구조와 밀고 당기는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되거나 심지어는 사라져왔다. 무가야는 블록체인기술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사업적인 성공가능성을 강조하면서 보다 복잡한 측면에서 현재 당면한 고난의 심도나 현실적인 극복방안에 대한 주제는 다소 피하고 있다는 인상도 준다. 물론 이러한 부문까지 담는다면 책의 두께가 수배로 커지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고 이를 사업적으로 적용하고자 노력하는 사업가나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실적인 사업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주변상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함에 따라 다소 일방적인 측면이 있어 보인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야기하는 세상의 변화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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